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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

베트남 생활을 되돌아 보며

참 힘든 시간이었다.

요즘 지난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청량리 길거리에서 한 아주머니가 장사를 하고 있는데 깡패들이 와서 횡포를 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아주머니 딸의 머리를 잡고 “예쁘네.”하면서 조롱하니 그 아주머니께서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것도 서러운데, 이 놈들아...”하면서 우셨다. 시골에서 자라난 내겐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경찰이 도착했는데 깡패놈들과 형님하면서 그 아주머니한테 길거리에서 장사하지 말라면서 제지를 했다.

나는 군대를 의경으로 갔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제1기동대 특수진압부대로 배치를 받았다. 일명 사복부대, 백골단이었다. 태권도를 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된 듯하다. 거기서 정말 세상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너무도 많이 봤다. 그럴수록 난 정치를 해서 이 나라를 바꿔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우선 제자들을 길러내자고 생각하고 교육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했다. 그리고 교육공무원이 됐다. 하지만 공무원 사회는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이에 사표를 내고 다시 사회로 나와서 나의 길을 갔다. 신지식인에 선정되어 대학 강의를 시작했는데 대학 강의는 내게 행복과 수많은 아픔을 주기도 했다. 정치에 뜻을 뒀고 기존 정당들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정당 창당을 시도했고 그 속에서 정당의 합당 과정을 지켜보고 여당, 야당에 끌려 다니며 정치가 얼마나 더러운 것인지를 보게 됐다. 세상에 신물을 느끼고 여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제안했지만 나는 거부하고 베트남행을 선택했다. 베트남에서 정말 너무 힘들었다. 이간질, 모함, 협박, 테러, 음모, 음해, 명예훼손 등에 시달렸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눈물이 줄줄 흐를 때도 많았다.

나는 내 아내와 대학교 동창이다. 아내와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했다. 그런 아내와 사랑스런 두 자녀 그리고 부모님을 두고 베트남 생활을 하는데 이런 고통 속에서 너무도 서러움을 많이 느꼈다.

힘겨울 땐 모두 버리고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책임져야 할 학생들과 일들이 있기에 그러지 못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음모를 가진 자들이 주변 사람들을 협박하거나 회유해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베트남에서 가짜 서류, 잘못된 제도에 맞서 싸웠고 각종 범죄자들을 베트남 경찰과 구속시키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이렇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난 강한 의지를 가지고 마지막은 죽으면 죽으리라고 다짐했다. 다음 생애엔 이런 사명말고 아름다운 삶을 살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정말 힘들지만 내겐 아직도 한국과 베트남, 세계에 대한 꿈이 있다. 모두 떠나간다 하더라도 그리고 나를 모함한다 하더라도 나를 악용하고 기만한다 하더라도 나는 꿈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어언 50대를 바라보고 있다. 15세 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꿨던 그때를 생각하니 가슴이 푸근해져 온다.

 

2019. 10. 06. 하노이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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